맛깔나는 수어영상

"농인도 편하게 주문하도록" 수어 배운 카페 사장님*^^*

작성일 24-07-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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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혜정 조회 1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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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이  커피 주문할 때 수어로 주문 가능할 수 있는 카페가 있습니다. 와와~~~ GOOD!!!


오히려 수어 배운 카페 사장님이 더 멋지십니다^^  짱!!!


“따뜻함이 흘러가길” 카페 사장에 꽃 건넨 그 청년 [아살세]

입력 : 2024-07-31 09:37/수정 : 2024-07-31 10:30
지난 6월 2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 꽃 한 송이와 현금 봉투를 든 H씨가 찾아왔다. '디퍼 카페테리아' 인스타그램 캡처

H씨는 "노인과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카페 사장 김혜진씨에게 현금이 든 봉투를 건넸다.

얼마 전 SNS에 올라온 한 영상이 훈훈한 감동을 주며 화제가 됐습니다. 손님과 수어로 대화하는 카페 사장님의 영상을 보고 “좋은 곳에 써달라”며 꽃 한 송이와 현금을 들고 온 청년, 그리고 그 현금에 자신의 돈을 보태 기부한 사장님의 사연이 담긴 영상이었습니다. 지난 27일 영상 속 꽃을 건넨 그 청년, H씨(30)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SNS 메신저로 인터뷰했습니다.

H씨는 카페 사장 김혜진씨가 올린 수어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다고 합니다. 평소 농아인에게 관심이 많았다네요. 그들에게 아름다운 소리와 행복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수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한국농아인협회와 교회에서 진행하는 수어 수업을 듣고 자신감이 생겼다고도 했죠.

H씨가 김씨의 수어 영상을 본 건 지난달 20일입니다. 일주일 뒤인 27일 그는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김씨의 카페를 찾아가기 위해서요. 그는 사장님의 친절함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H씨는 그렇게 김씨에게 꽃 한 송이와 현금 봉투를 건넸고 이후 ‘서울농학교에 기부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김씨의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묻자 H씨는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풍족하지 못했던 10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답했습니다.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함께해준 지인들로부터 받은 따뜻함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고자 마음먹었다고요.

H씨와 김씨가 나눈 메시지. H씨는 '서울농학교에 기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김씨의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다.

H씨가 가장 좋아하는 수어는 바로 ‘희망’. 엄지를 편 오른 주먹이 비스듬히 세워진 왼 손바닥을 스치며 올라가는 수형(손모양)입니다. 그는 이 수형이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삭막한 세상 속에서도 사람들이 밝은 희망을 품고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작은 선행으로도 모두가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큰돈을 기부하거나 꼭 사람을 살려야만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따뜻함을 전한다면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고요.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행복감에 벅차올랐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도 따뜻함이 채워져 여러 곳으로 흘러가기를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그 수어 영상은 어떻게 보게 됐나요.
“수어 관련 영상들을 관심 있게 봐서 그런지 우연히 뜨길래 보게 됐어요. 사장님께서 농인 손님들과 대화하는 영상을 보고 그간 올리신 다른 영상들도 찾아봤습니다.”

-평소 수어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나요.
“수어보다는 아름다운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 먼저 관심이 갔습니다. 농아인들이 어떻게 소통하는지 알고 싶어 수어 공부를 시작하게 됐죠. 최근에 한국농아인협회의 수어 기초반을 수료했고 교회 문화 교실에서 중급반 수업을 끝냈어요.”

-수어를 배우면서 새롭게 느낀 점이 있나요.
“수어를 배우기 전에는 수어가 외국어보다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고 농아인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컸어요. 수어를 배우고 농아인들과 소통하고 난 뒤부터는 그들과 사용하는 ‘언어’만 다를 뿐 친구로 지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가장 좋아하는 수어를 꼽는다면요.
“‘최고’ 모양을 한 오른손이 비스듬히 세워진 왼 손바닥을 스쳐 올라가는 ‘희망’을 가장 좋아해요.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아간다는 수형의 의미처럼 모두 밝은 희망을 품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영상 속 카페를 찾아간 날을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나요.
“사장님께서 농아인과 수어로 소통하는 모습에 가슴이 따뜻해졌어요.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싶더라고요. 대전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해서 (카페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꽃 한 송이와 현금을 들고 간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다 보니 꽃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나 꽃을 받으면 그 아름다움과 향기에 따뜻함을 느낄 수 있잖아요. 현금은 몇 년 전 한 영상에 봤던 ‘미리내 운동’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미리내 운동’이 식당 등에 미리 일정 금액을 지불해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이거든요. 저 역시 카페를 찾아온 어르신과 아이들에게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현금을 들고 갔어요. 이후에 사장님께서 서울농학교 기부를 제안하셨고 흔쾌히 동의했죠. 물질뿐만 아니라 마음도 같이 전할 수 있게 돼 (사장님께) 더욱 감사합니다.”

-영상을 보고 찾아가서 인사를 전하고 현금을 건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고등학생 때까지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시절을 보냈어요. 지금에 이르기까지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았죠.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았기에 그 선행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주위에 몸이 불편하신 분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언제든 저나 제 가까운 사람이 신체적으로 불편해질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표현 방식은 달라지겠지만 사랑과 따뜻함을 전하는 마음은 계속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선행을 실천하고 친절을 베풀기 힘든 세상인 것 같아요. 하지만 친절과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어렵거나 돈이 많이 들고 바빠서 할 수 없는 것이 아니거든요. 쓰레기를 줍거나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고 기다려주는 사소한 행위일지라도 따뜻함을 전할 수 있다면 우리 모두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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